
최근 카페 메뉴판이나 SNS를 보다 보면 예전 같으면 커피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가 자꾸 눈에 띈다.
미소 카라멜 라떼, 솔티드 타히니 라떼, 치즈 폼을 올린 콜드브루처럼 짠맛이나 감칠맛을 더한 커피가 한쪽에 있다.
다른 한쪽에는 2020년 집에서 거품을 내던 달고나 커피가 페퍼민트와 차이, 펌킨스파이스 같은 계절 재료를 만나 집에서 다시 변주되고 있다.
둘 다 커피 자체의 문법을 완전히 바꾸는 거대한 혁명이라기보다, 익숙한 라떼와 아이스커피에 예상 밖의 한 가지를 더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려도, 막상 맛의 구조를 생각해보면 무작정 엉뚱한 조합만은 아니다.
올해의 커피 트렌드를 한 줄로 정리하면, 카페가 단맛을 더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맛의 대비와 질감, 사진으로 남는 경험까지 함께 설계하기 시작했다는 쪽에 가깝다.
다만 모든 낯선 조합이 맛있다는 뜻은 아니다.
미소나 타히니처럼 커피의 쓴맛을 둥글게 만드는 재료도 있는 반면, 스프링 어니언 라떼처럼 SNS에서 화제가 되는 것 자체가 목적인 메뉴도 있다.
이번 글에서는 지금 눈여겨볼 만한 두 흐름이 무엇인지, 어디까지가 실제로 마셔볼 만한 조합인지, 집에서는 어떻게 가볍게 시도할 수 있는지 정리해보려 한다.
핵심은 새로운 재료를 많이 넣는 데 있지 않고, 커피의 쓴맛과 단맛을 어떻게 균형 있게 다루느냐에 있다.
단맛만으로는 부족해진 카페 메뉴
최근 해외 카페 트렌드에서 자주 보이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swavory다.
swavory는 원래 sweet, spicy, savory를 섞어 부르는 식품 트렌드 용어다.
다만 커피에서는 이 말을 엄밀한 분류명으로 쓰기보다, 미소·타히니·치즈 폼처럼 단맛에 짠맛이나 감칠맛을 더한 음료까지 넓게 묶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핵심은 커피를 짜게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단맛만으로는 평평하게 느껴질 수 있는 라떼에 깊이와 대비를 더하는 데 있다.
소금 한 꼬집이 초콜릿이나 카라멜의 단맛을 또렷하게 만드는 것처럼, 아주 적은 양의 짠맛과 감칠맛은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덜 거칠게 느끼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흐름은 낯선 재료를 억지로 섞는 실험이라기보다, 디저트와 요리에서 오래 써온 맛의 균형을 커피로 옮겨온 방식에 가깝다.
대표적인 예가 미소 카라멜 라떼다.
미소는 콩을 발효해 만든 페이스트라 짠맛만 있는 재료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구수하고 깊은 감칠맛을 함께 갖고 있다.
이 미소를 카라멜에 아주 소량 섞으면 단맛은 더 입체적으로 살아나고, 커피의 볶은 향과도 의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Los Angeles의 카페 Tomat이 선보인 koji miso latte처럼, 실제 카페 메뉴에서도 미소를 커피의 쓴맛과 단맛 사이를 연결하는 재료로 쓰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처음 시도한다면 강한 적미소보다 짠맛과 향이 비교적 순한 흰 미소, 즉 시로미소가 훨씬 다루기 쉽다.
타히니와 솔티드 피스타치오, 브라운 버터도 비슷한 방향에 있다.
고소한 지방감과 약한 짠맛은 라떼의 질감을 조금 더 두껍게 만들고, 견과류나 캐러멜 계열 원두와 잘 붙을 수 있다.
치즈 폼을 올린 커피 역시 완전히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버블티에서 익숙한 짭짤하고 부드러운 치즈 폼을 콜드브루나 아이스 라떼에 올리면서, 음료를 마시는 순간의 질감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즉 이 흐름의 중심에는 “커피에 무엇을 넣을까”보다 “첫 모금이 어떤 질감과 맛의 순서로 느껴질까”라는 질문이 있다.
스프링 어니언 라떼는 유행일까, 콘텐츠일까
스프링 어니언 라떼는 이 흐름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대파나 쪽파의 알싸한 향을 아이스 라떼에 더하는 방식인데, 중국권의 이른바 dark cuisine, 즉 일부러 낯설고 충격적인 조합을 즐기는 콘텐츠 문화와 연결해 설명되곤 한다.
2024년부터 TikTok을 중심으로 관련 영상이 퍼졌고, 일부 카페와 콘텐츠에서는 이런 조합을 실제 메뉴나 실험적인 음료로 선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소 카라멜이나 솔티드 피스타치오처럼 꾸준히 남을 가능성이 있는 메뉴와, 영상에서 한 번쯤 놀라기 좋은 메뉴를 같은 선에 놓기는 어렵다.
스프링 어니언 라떼는 맛을 보기 전에 궁금증부터 만드는 음료에 더 가깝다.
이 차이를 구분해두는 편이 좋다.
카페 메뉴의 트렌드는 실제로 맛있어서 오래 남는 메뉴와, 사진과 영상에서 화제가 되기 위해 만들어지는 메뉴가 함께 움직인다.
미소 카라멜은 단맛과 쓴맛의 균형이라는 비교적 분명한 이유가 있지만, 대파 라떼는 향의 대비 자체가 목적에 가깝다.
그래서 새로운 커피를 시도해보고 싶다면 가장 자극적인 메뉴부터 찾기보다, 먼저 감칠맛이나 고소함이 커피와 어떻게 붙는지 알 수 있는 조합으로 시작하는 편이 낫다.
개인적으로는 미소 카라멜, 타히니, 솔티드 피스타치오 정도가 호기심과 실제 음용성 사이의 균형이 가장 좋은 출발점처럼 느껴진다.
올리브오일 커피도 이 흐름과 닿아 있지만 완전히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올리브오일은 짠맛이나 감칠맛보다 지방이 만드는 질감과 향을 더하는 재료다.
에스프레소에 소량의 올리브오일을 넣으면 입안에서 더 부드럽고 둥근 느낌이 날 수 있지만, 원두의 산미와 올리브 향이 어색하게 부딪힐 수도 있다.
즉 커피에 예상 밖의 재료를 더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미소 카라멜 라떼처럼 단맛과 감칠맛의 균형을 겨냥한 메뉴와는 접근이 다르다.
이런 차이를 생각해보면 2026년의 커피 트렌드는 하나의 레시피가 아니라, 커피 맛을 만드는 재료의 범위가 넓어지는 과정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집에서 만들어보는 미소 카라멜 라떼
미소 카라멜 라떼는 카라멜을 처음부터 한 컵씩 만들 필요가 없다.
처음에는 시판 카라멜 소스와 흰 미소만으로 작은 잔 한 잔을 만들어보는 편이 실패가 적다.
더블샷 에스프레소 한 잔, 우유 180mL, 카라멜 소스 1펌프, 흰 미소 1/4티스 정도를 준비하면 된다.
미소는 브랜드마다 짠맛과 향이 달라서 처음부터 많이 넣기보다, 카라멜 소스에 완전히 풀어 맛을 본 뒤 에스프레소와 섞는 편이 좋다.
아이스로 마신다면 차가운 우유와 얼음을 먼저 넣고, 미소 카라멜을 녹인 에스프레소를 천천히 부으면 층도 비교적 깔끔하게 나온다.
맛의 기준은 “미소 맛이 난다”가 아니다.
카라멜 라떼를 마셨을 때 단맛이 덜 날카롭고, 끝에 고소하고 구수한 느낌이 아주 약하게 남는 정도가 가장 무난하다.
미소 향이 첫 모금부터 분명하게 느껴진다면 대개 너무 많이 넣은 쪽에 가깝다.
산미가 아주 밝은 원두보다는 초콜릿, 견과류, 구운 설탕 계열의 노트를 가진 에스프레소가 처음 시도하기 편하다.
우유도 전유나 바리스타용 오트밀크처럼 어느 정도 질감이 있는 쪽이 미소 카라멜의 풍미를 받쳐주기 좋다.
조금 더 단순하게 시도하고 싶다면 카라멜을 빼고 소금만 아주 조금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에스프레소에 소금을 이쑤시개 끝에 살짝 묻힐 정도만 넣으면 쓴맛이 조금 둥글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소금은 미소보다 양 조절이 더 예민하고, 조금만 과해도 커피 전체가 어색해질 수 있다.
처음부터 ‘솔티드 라떼’를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평소 마시는 라떼에 아주 작은 변화를 준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
이런 조합은 한 번에 완성된 정답을 찾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단맛과 쓴맛의 균형을 찾는 과정이 더 재미있다.
달고나 커피는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온 것이 아니다
달고나 커피는 2020년 팬데믹 시기에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음료로 크게 유행했다.
인스턴트 커피와 설탕, 뜨거운 물을 같은 비율로 섞어 거품이 단단해질 때까지 휘핑하고, 이를 우유 위에 올리는 방식이다.
당시에는 손으로 오래 저어야 하는 과정과 우유 위에 올라간 선명한 갈색 거품이 영상 콘텐츠에 잘 맞았다.
유행이 지나간 뒤에는 한동안 덜 보였지만, 달고나 커피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은 기본 레시피 하나를 그대로 반복하기보다, 계절 재료와 우유, 향신료를 바꿔 자신만의 버전으로 만드는 방식이 더 눈에 띈다.
이 변화는 요즘 카페 메뉴가 움직이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한때는 모두가 같은 레시피를 따라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다면, 지금은 페퍼민트와 차이, 펌킨스파이스, 말차, 흑임자처럼 이미 익숙한 재료를 휘핑 커피 구조에 붙이는 쪽에 가깝다.
층이 분명하게 나뉘는 모습은 여전히 사진과 영상에 잘 어울리고, 우유와 감미료를 바꾸기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달고나 커피가 2026년 카페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거대한 흐름이라고 말하기보다는, 집에서 만들기 쉬운 레트로 레시피가 계절마다 다시 활용되는 현상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유행의 중심이 레시피 그 자체에서 변형하는 재미로 옮겨간 셈이다.
집에서는 달고나를 어떻게 바꿔볼 수 있을까
기본 달고나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와 설탕, 뜨거운 물을 각각 1큰술씩 섞어 만든다.
핸드 믹서를 쓰면 빠르지만, 거품기를 써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갈색 거품이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되직해지면 우유 160~180mL와 얼음 위에 올리면 된다.
이 기본 구조를 먼저 한 번 만들어봐야, 향을 더했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알 수 있다.
처음부터 재료를 많이 넣으면 달고나의 쓴맛과 단맛, 우유의 균형이 쉽게 무너진다.
페퍼민트 버전은 우유에 페퍼민트 시럽을 소량 넣는 방식이 가장 간단하다.
차이 버전은 우유에 차이 시럽이나 차이 스파이스를 약하게 더하면 커피 거품의 쓴맛과 계피·카다멈 계열 향이 이어진다.
가을에는 우유에 펌킨스파이스를 아주 조금 넣거나, 펌킨 시럽을 소량 더해 디저트 같은 방향으로 만들 수 있다.
이때 향신료는 거품 자체보다 우유 쪽에 넣는 편이 훨씬 안정적이다.
거품의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서 아래층의 향만 바꾸면, 달고나 커피 특유의 층과 질감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말차 달고나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인스턴트 커피처럼 쉽게 단단한 거품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말차 가루만으로 같은 질감을 재현하려 하기보다, 말차와 크림 또는 식물성 크림을 휘핑하는 별도의 음료로 생각하는 편이 낫다.
단백질 파우더나 콜라겐을 넣은 버전도 보이지만, 거품의 질감과 맛이 쉽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재료를 넣는다고 해서 달고나 커피가 특별한 건강 음료가 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단맛과 카페인이 들어간 디저트형 커피라는 점은 같다.
새로운 재료를 넣을 때는 건강 효과보다 내가 좋아하는 맛과 질감이 생기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 훨씬 솔직하다.
요즘 카페 커피가 재미있는 이유
미소 카라멜 라떼와 변형 달고나 커피는 겉으로 보면 전혀 다른 흐름처럼 보인다.
하나는 카페가 커피의 맛을 더 복합적으로 만드는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집에서 익숙한 레시피를 내 취향대로 바꾸는 방향이다.
하지만 둘 다 이미 익숙한 커피에 작은 낯섦을 더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전에는 원두와 추출 방식이 커피의 차이를 만드는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시럽과 폼, 향신료, 발효 재료, 질감까지 음료의 개성에 더 크게 참여하고 있다.
카페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맛의 조합을 경험하는 곳으로 바뀌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만 낯선 재료가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커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마실 만한 메뉴는 대개 커피의 향을 덮지 않고, 쓴맛과 단맛의 균형을 조금 더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처음 시도한다면 대파 라떼처럼 극단적인 메뉴보다 미소 카라멜이나 솔티드 피스타치오처럼 맛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조합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다.
집에서는 시판 소스나 시럽을 한 가지씩만 바꾸고, 기존에 좋아하던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그대로 쓰면 실패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캔커피에서 에스프레소까지, 커피 취미가 깊어지는 과정에서 이야기했듯, 커피의 재미는 가끔 새로운 장비나 비싼 원두보다 늘 넣던 재료 하나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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