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다른 이유: Glucose·HbA1c 검사 결과 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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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지를 확인하다가 Glucose 옆에 붙은 빨간 표시에서 눈이 멈출 때가 있다.
공복혈당은 108mg/dL로 당뇨 전단계 범위에 들어갔는데, 당화혈색소는 5.5%로 정상이라고 적혀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공복혈당은 95mg/dL로 괜찮아 보이는데, HbA1c는 5.8%로 당뇨 전단계 범위에 들어가 있다.

같은 혈당을 보는 검사라면 결과도 비슷해야 할 것 같은데, 왜 하나는 정상이고 다른 하나는 높게 나오는 걸까?

앞선 CMP 혈액 검사 결과 쉽게 보기 글에서는 Glucose가 검사 당시의 혈당을 보여주는 항목이며, 공복 여부와 식사 시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간단히 설명했다.

이번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려고 한다.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는 모두 혈당과 관련된 검사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시간대의 정보를 보여준다.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는 같은 검사가 아니다

혈당 검사를 이해할 때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같은 장면을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공복혈당은 혈액을 채취한 그 순간의 혈당을 측정한다.
반면 당화혈색소는 최근 약 2~3개월 동안 혈당이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였는지를 추정한다.

쉽게 비유하면 공복혈당은 오늘 아침에 찍은 사진 한 장에 가깝고, 당화혈색소는 최근 몇 달 동안 촬영한 영상을 짧게 요약한 결과에 가깝다.
한순간을 담은 사진 한 장과 몇 달간의 영상이 같은 정보를 보여줄 수는 없다.
그래서 두 검사 결과가 조금 다르게 나오는 것은 반드시 검사 오류를 의미하지 않는다.

공복혈당: 검사 당시의 혈당을 보는 숫자

공복혈당은 정확히는 공복혈장혈당을 뜻하며, 영어로 fasting plasma glucose, 줄여서 FPG라고 한다.

보통 최소 8시간 동안 칼로리가 들어 있는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혈액을 채취한다.
일반적으로 물은 마실 수 있지만, 커피나 우유, 주스, 설탕이 들어간 음료는 공복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공복혈당은 마지막 식사의 영향이 어느 정도 사라진 상태에서 몸이 혈당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밤새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해서 혈액 속 포도당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뇌와 여러 장기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간은 저장해 둔 글리코겐을 분해하거나 새로운 포도당을 만들어 혈액으로 내보내고, 인슐린과 여러 호르몬은 혈당이 지나치게 오르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조절한다.

따라서 공복혈당은 단순히 전날 단 음식을 얼마나 먹었는지만 보여주는 숫자가 아니다.
간에서 포도당을 얼마나 내보내는지, 인슐린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 검사 당시 몸이 어떤 상태였는지가 함께 반영될 수 있다.

당화혈색소 HbA1c: 최근 몇 달의 혈당 흔적

당화혈색소는 결과지에 HbA1c 또는 A1C로 표시된다.

혈액 속 포도당은 적혈구 안에 있는 혈색소(hemoglobin)와 자연스럽게 결합한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자주 또는 오래 지속될수록 포도당과 결합한 혈색소의 비율도 높아진다.

적혈구는 일정 기간 혈액 속을 순환하기 때문에 HbA1c를 측정하면 최근 약 2~3개월 동안의 평균적인 혈당 상태를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최근 3개월의 혈당이 모두 같은 비중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혈당 변화가 그보다 오래전의 혈당보다 결과에 더 크게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한 달 사이에 혈당이 크게 변했다면 HbA1c에도 어느 정도 나타날 수 있지만, 며칠 동안의 짧은 변화만으로 수치가 완전히 바뀌지는 않는다.

공복혈당 검사를 위해서는 금식이 필요하지만, HbA1c만 검사한다면 일반적으로 공복일 필요는 없다.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의 기준 범위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성인의 당뇨병 선별 및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구분공복혈당당화혈색소 HbA1c
정상 범위99mg/dL 이하5.7% 미만
당뇨 전단계 범위100~125mg/dL5.7~6.4%
당뇨병 범위126mg/dL 이상6.5% 이상

이 표에서 중요한 표현은 당뇨병 범위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이 한 번의 검사에서 공복혈당 126mg/dL 또는 HbA1c 6.5%가 나왔다고 해서, 결과지 하나만 보고 바로 당뇨병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같은 검사를 다시 시행하거나, 공복혈당과 HbA1c처럼 서로 다른 검사에서 모두 당뇨병 진단 기준 이상의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한다.
다만 다뇨, 심한 갈증,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 같은 전형적인 고혈당 증상이나 고혈당 위기가 있으면서 무작위 혈장혈당이 200mg/dL 이상이라면, 별도의 확인 검사 없이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다.

임신 중에는 일반 성인과 다른 진단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소아·청소년에게도 공복혈당과 HbA1c를 사용할 수 있지만, 제1형 당뇨병이 의심된다면 증상과 추가 검사 결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공복혈당은 높은데 HbA1c는 정상인 이유

예를 들어 공복혈당이 110mg/dL인데 HbA1c는 5.5%로 나왔다고 생각해 보자.
이 결과만으로 어느 한쪽이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복혈당은 검사 당시의 상태에 비교적 민감하다.
최근 감염이나 급성질환이 있었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혈당을 올릴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전날의 식사 시간과 실제 금식 시간도 확인해야 한다.

또한 혈당 조절 이상이 시작되는 초기에는 모든 혈당 검사가 동시에 비정상으로 바뀌지 않을 수 있다.
평소 혈당은 대체로 정상에 가깝지만 아침 공복혈당부터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면, 최근 몇 달의 평균을 보여주는 HbA1c는 아직 정상 범위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한 번의 결과보다 이전 공복혈당과 비교했을 때 계속 상승하고 있는지, 재검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공복혈당은 정상인데 HbA1c가 높은 이유

반대로 공복혈당은 95mg/dL인데 HbA1c가 5.9%로 나올 수도 있다.
공복 상태에서는 혈당이 정상으로 유지되지만, 식사 후 혈당이 반복적으로 크게 올라가는 사람이라면 이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다만 뒤에서 살펴볼 빈혈이나 적혈구 관련 요인처럼 혈당 이외의 원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공복혈당은 공복 상태의 한 시점만 측정한다.
그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식사 후 혈당이 반복적으로 높아진다면, 그 흔적이 몇 달 동안 쌓여 HbA1c에 반영될 수 있다.

또한 혈당은 하루에도 계속 움직인다.
검사 당일 공복혈당이 평소보다 우연히 낮게 나왔을 수도 있고, 최근 생활 습관이 좋아져 공복혈당은 먼저 내려왔지만 HbA1c에는 이전 몇 달의 높은 혈당이 아직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이처럼 두 검사가 다른 결과를 보일 때는 어느 하나를 무시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HbA1c는 완벽한 평균 혈당 검사가 아니다

HbA1c는 매우 유용한 검사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정확한 것은 아니다.
HbA1c 결과는 혈당뿐 아니라 적혈구의 수명과 혈색소의 특성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적혈구가 평소보다 빨리 파괴되거나 혈액 속에 머무는 기간이 짧아지면 포도당이 혈색소와 결합할 시간이 줄어든다.
이 경우 실제 혈당에 비해 HbA1c가 낮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심한 철분 결핍성 빈혈에서는 HbA1c가 실제 혈당 상태보다 높게 보일 가능성이 있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HbA1c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 최근 많은 출혈이 있었던 경우
  • 용혈성 빈혈처럼 적혈구 수명이 짧아지는 질환
  • 최근 수혈을 받은 경우
  • 철분 결핍성 빈혈
  • 투석이나 중증 신장질환
  • 적혈구생성인자(erythropoietin, EPO) 치료를 받는 경우
  • 임신
  • 특정 혈색소 변이(hemoglobin variant)가 있는 경우

HbS, HbC, HbE, HbD 같은 혈색소 변이는 검사 방법에 따라 HbA1c 측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모든 혈색소 변이가 모든 HbA1c 측정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실제 혈당 기록과 HbA1c가 지속적으로 맞지 않는다면, 사용된 HbA1c 측정법이 해당 혈색소 변이의 영향을 받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HbA1c를 해석할 때는 CBC의 혈색소(Hemoglobin)와 적혈구 관련 수치, 빈혈 여부, 신장 기능, 최근 수혈이나 출혈 여부를 함께 살펴보기도 한다.

HbA1c가 평균이라면 혈당의 오르내림도 알 수 있을까?

HbA1c는 평균을 보여주지만, 혈당이 하루 동안 얼마나 크게 오르내렸는지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은 하루 종일 혈당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다른 사람은 식후에 크게 높아졌다가 식사 사이에는 다시 낮아진다고 생각해 보자.
두 사람의 평균이 같다면 HbA1c도 비슷하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혈당의 움직임은 전혀 다르다.
따라서 HbA1c가 정상이라고 해서 식후 혈당 상승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HbA1c 하나만으로 저혈당이 자주 발생하는지도 알기 어렵다.

필요에 따라 식후 혈당 검사,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 자가혈당 측정 또는 연속혈당측정 자료가 추가 정보를 줄 수 있다.

당뇨 전단계는 이미 당뇨병이라는 뜻일까?

공복혈당이 100~125mg/dL이거나 HbA1c가 5.7~6.4%라면 일반적으로 당뇨 전단계 범위로 분류한다.

이는 이미 당뇨병이 확정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혈당 조절이 완전히 정상적인 상태보다는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져 있다는 신호다.
특히 범위의 위쪽에 가까울수록, 여러 검사에서 반복해서 비슷한 결과가 나올수록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결과를 보고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을 끊거나, 검증되지 않은 보충제를 복용하거나, 처방약을 임의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체중, 식사 습관, 운동량, 가족력, 혈압, 콜레스테롤, 지방간 여부처럼 함께 존재하는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현실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가 서로 다를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공복혈당과 HbA1c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면 다음 내용을 순서대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정말 공복 검사였는지다.
최소 8시간 동안 칼로리가 있는 음식과 음료를 섭취하지 않았는지, 검사 전 커피나 음료를 마시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두 번째는 이전 결과와 비교하는 것이다.
이번에만 갑자기 달라졌는지, 몇 년 동안 서서히 올라가고 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세 번째는 최근의 몸 상태와 약물이다.
급성질환, 감염, 심한 스트레스 또는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 사용이 있었는지 살펴본다.

네 번째는 HbA1c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빈혈, 최근 출혈이나 수혈, 신장질환, 임신, 혈색소 변이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한다.

다섯 번째는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다.
재검사, 식후 혈당 또는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를 통해 공복 상태에서는 보이지 않던 혈당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가 서로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더 높은 숫자만 선택해 진단하거나, 반대로 정상으로 나온 숫자만 믿고 나머지를 무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보다는 두 검사가 왜 다른 결과를 보였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이런 증상이 함께 있다면 검사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혈당이 높아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면 혈당 검사를 포함한 의료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 소변을 평소보다 자주 봄
  • 갈증이 심해지고 물을 계속 찾음
  •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듦
  • 심한 피로감이 지속됨
  • 시야가 흐려짐
  •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감염이 반복됨

특히 심한 갈증과 잦은 소변에 더해 복통, 반복되는 구토, 호흡곤란, 과일 냄새가 나는 숨, 심한 졸림이나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건강검진 상담을 기다리지 말고 신속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인슐린 부족으로 케톤이 과도하게 쌓이고 혈액이 산성화되는 당뇨병성 케톤산증 같은 응급상황에서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혈당 검사 결과를 볼 때 기억하면 좋은 것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는 같은 혈당을 살펴보지만, 서로 다른 시간의 정보를 보여준다.

공복혈당은 검사 당시의 몸 상태와 실제 금식 여부에 비교적 민감하다.
반면 HbA1c는 최근 약 2~3개월의 평균적인 혈당 상태를 보여주지만, 빈혈이나 적혈구 수명, 혈색소 변이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두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반드시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그 차이는 공복 상태 외의 시간에도 혈당이 높았을 가능성이 있는지, 검사 결과에 영향을 주는 다른 조건이 있는지,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를 살펴보게 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혈당 검사 결과를 읽을 때는 숫자 하나만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기보다 검사 당시의 상태, 이전 수치의 변화, 빈혈이나 신장질환 여부, 동반 증상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공복혈당은 한순간을 보여주고, 당화혈색소는 지난 시간을 요약한다.
두 결과를 함께 읽을 때 내 혈당 상태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의학 정보 안내
이 글은 건강 및 의학 관련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관련 증상이 있거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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